뉴스 상세

보도자료

기획부터 개발까지, 대학생들이 만든 사회혁신 기술들

#테크포임팩트

카카오임팩트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수강생들과 펠로우, 멘토들이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사진 카카오임팩트]

 

동네에서 중고의류를 교환하는 작은 행사를 실시간으로 열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재난 훈련에 쓰이는 교육 프로그램을 어린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

대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사회혁신가들의 고민과 만나 기술 기반 솔루션으로 나왔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기획 단계부터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해 이룬 성과다.

 

지난달 29일 대전시 유성구 KAIST 전산학부 ‘테크포임팩트 캠퍼스’의 마지막 수업에는 41명의 수강생 수만큼 외부인들이 참석했다. 학생들이 개발한 사회문제 해결 솔루션의 결과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결과물을 평가하는 교수진과 학생들을 지원한 카카오 현직자 멘토 그룹, 문제 해결의 주체인 사회혁신가들도 자리했다.

테크포임팩트 캠퍼스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교육 과정이다. 미래 세대가 스스로 사회문제를 풀고 자신만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이른바 ‘돕는 기술을 가진 돕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카카오임팩트 재단이 대학과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카카오임팩트는 사회혁신가 지원 프로그램인 ‘브라이언 펠로우’에 선발된 펠로우와 함께 사회문제를 정의하고,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과정에 현직 기획자·개발자 멘토를 지원한다. 이후 지속해서 서비스를 키워나가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후속 개발 장학금을 지급하고, 돕는 기술 커뮤니티와 연결한다.

 

지난 9월 1박 2일간 진행된 개강캠프 현장. [사진 카카오임팩트]

 

기획부터 개발까지

 

학생들이 기술 기반 솔루션을 기획부터 개발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교과목으로 편성한 사례는 흔치 않다. 지난해 KAIST는 카카오임팩트와 함께 최초로 전산학부에 테크포임팩트 강의를 개설했다. 올해 두 번째 수업에는 ▶장애 ▶재난·방재 ▶재생에너지 ▶의약 ▶의류재사용 등 다섯 가지 사회문제를 주제로 솔루션 개발에 들어갔다.

이번 수업에서 학생 투표로 ‘공감인기상’을 받은 깡총팀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운동 동호회 추천 플랫폼을 개발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능력을 측정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운동과 동호회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휠체어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운동 정보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용자들이 안내에 따라 동작을 따라 하면 카메라로 신체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꾸준한 측정으로 몸의 변화를 기록하고 추적할 수도 있다.

만성질환자의 복약 안내 서비스를 개발한 메드맥스(MED-MAX)팀은 교수진 평가를 거쳐 ‘사회가치상’을 받았다. 이용자가 질환의 종류와 처방약 정보를 입력하면 메타버스 기반의 커뮤니티로 배정된다. 이곳에서 복약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약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Q&A 기능도 탑재했다.

마을약사를 통해 복약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박상원 늘픔가치 대표는 “약사라는 직업이 AI 기술과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데, 회의할 때마다 학생들이 마치 과외하듯 기술을 하나씩 알려줘서 새로웠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카카오 개발자들과 함께한 멘토링 워크숍. [사진 카카오임팩트]

 

기술로 무엇을  것인가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기술로 해결하는 사회문제도 있지만 기술 도입으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다. KAIST 전산학부장인 류석영 카카오임팩트 이사장은 “사회문제 해결에 기술이 도입되면 수많은 고민이 사라질 것 같지만, 기술이 도입되는 순간 그 기술도 문제의 일부가 된다”며 “기술 도입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함께 고려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학생들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임팩트는 지난 9월 6~7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1박 2일간 ‘테크포임팩트 개강캠프’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펠로우들을 직접 만나 문제정의를 하고, 기획서를 직접 써보는 시간이다. 기획 멘토로 참여한 카카오 클라우드비즈니스의 김준형 담당자는 “한 분야에서 오래도록 고민한 펠로우들의 문제를 학생들이 단번에 풀어내긴 쉽지 않기 때문에 현업에서 고려하는 요소들을 기획 단계에 녹일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실제로 기획서는 계속 수정할 수밖에 없는데 큰 틀을 명확하게 잡아놔야 나중에 수정도 쉽다”고 말했다.

이번 수업에서 ‘혁신기술상’을 받은 220볼트팀은 AI로 위성사진에서 태양광 패널을 가려내 재생에너지 분포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최근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비계량 태양광 패널이 지속해서 늘면서 전력 수요와 공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김준형 멘토는 “쉬운 접근 같지만, 겨울철에 눈이 쌓인 패널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건물 옥상이 아닌 측면에 설치된 패널을 분석하기 위한 로드뷰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등을 기획 단계에서 해결해야 실제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임팩트는 올해 KAIST에서 띄운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사업을 연세대와 한양대로 넓히기로 했다. 수업 주제와 운영 방식, 교과 운영 계획에 대해 재단과 대학이 공동기획하고, 현직 기획자·개발자와 사회혁신가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과 사업비를 재단이 지원한다. 연세대와 한양대는 내년도 1학기부터 테크포임팩트 교과목을 신설할 계획이다. 육심나카카오임팩트 사무총장은 “수업의 가장 큰 목표는 코딩을 잘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그 과정 자체”라며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애정을 갖고 기술 너머의 사람을 볼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문일요 더버터 기자 

 

내용전문발췌_241219_중앙일보 공익세션 더버터_기획부터 개발까지, 대학생들이 만든 사회혁신 기술들

관련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