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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디지털스쿨 몰려든 6070…"아들딸 위해서라도 공부"
카카오페이 송금 배운 70대
"딸에게 50만원 보내봤는데
용돈 보태 80만원 돌아왔죠"
스마트폰 기능 익힌 노인들
"배워야 보이스피싱 안 당해"
"딸에게 용돈으로 쓰라고 카카오페이 송금하기 기능으로 50만원을 보냈더니 되레 80만원을 딸이 돌려주네요."
김영선 씨(73)는 최근 복지관 디지털 친화 수업에서 익힌 송금하기 기능으로 그동안 매일 안부 인사를 묻던 40대 딸에게 고마움을 담아 돈을 보냈다. 그러자 김씨의 딸은 "엄마가 이런 기능을 쓸 줄 알았느냐"면서 화들짝 놀라며 용돈을 얹어 김씨에게 보냈다고 한다.
김씨는 "스마트폰을 사용했지만 전화·문자 기능 빼곤 쓸 줄 몰랐다"며 "청년들이 쓰는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익히니 가족과의 소통도 더 잘되고 30대로 젊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웃어 보였다.
W세대(Wisdom·Wealth·Well-being·Work) 시니어들이 디지털 '열공' 중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송금하기, 선물하기, 택시 호출, 인증서 발급 등 다양한 기능을 익힌 시니어들이 일상 속 디지털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17일 카카오와 카카오임팩트는 한국종합노인복지관협회,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함께 서울 중랑노인복지관에서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을 진행했다. 디지털 친숙도가 낮아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시니어를 위해 카카오 측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마련한 교육과정이다.
5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기, 금융사기 대처하기, 신분증 확인하기, 택시 부르기 등 다양한 디지털 생활·금융을 무료로 교육한다. 시니어 강사 200여 명과 함께 올해 말까지 100여 곳에서 디지털 교육을 완료한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시니어들의 눈은 마치 20대 청년처럼 초롱초롱 빛났다. 모르는 내용에 대해선 질문이 꾸준히 이어졌다. 5분간 주어진 중간 쉬는 시간에도 개인 공부를 하는 시니어가 많아 강의실이 시끌벅적할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뜨거웠다.
교육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멋진 아빠·엄마가 되기 위해 이 과정에 참여했다고 얘기했다. 청년처럼 스마트폰을 잘 활용해 세대 격차를 줄이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도 잘 대처하고 싶다는 수요가 높았다. 사진·이모티콘 보내기 등 기능을 몰라 자녀에게 알려달라고 하며 짜증을 내기 일쑤였던 시니어가 많았는데 교육 후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후문이다.
진금주 씨(79)는 "우리 아들딸에게 선물하기를 통해 평소 주고 싶었던 물건이나 먹을 것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며 "신문물을 익힌 기분이다. 주변에 잘 모르는 친구·지인에게도 알려주면 너무나 좋아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슬기 사회복지사는 "'영 시니어'의 욕구는 디지털 친숙도 강화에 집중돼 있다"며 "그동안 복지관에서 택시를 잡아드리곤 했는데, 택시 호출 기능을 익혀 뿌듯해하는 시니어가 많다"고 밝혔다.
이날 배운 택시 호출 기능을 통해 혼자서도 간편하게 택시를 부를 수 있어 기뻐하는 이들이 많았다. 한 시니어는 "이제 한겨울 밤에 술을 마신 후에도 편하게 귀가할 수 있게 됐다"며 웃으며 말했다.
장지수 카카오임팩트 매니저는 "시니어들이 디지털 일상에 한발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