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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돕는사람과 돕는기술이 연결하는 더 나은 세상' 세션이 열렸다. 카카오임팩트가 주관한 이번 세션에는 사회혁신가인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가 나서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첫 발표자인 정정윤 핸드스피크 대표는 농인 청소년과 청년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청각장애인 청소년들이 "춤을 좋아하지만 춤출 곳이 없다"는 호소를 듣고, 이들이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핸드스피크를 2018년 설립했다.
정정윤 대표는 "청인 중심의 사회 구조 속에서 예술가를 꿈꾸는 청각장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없었다"며 "오디션을 통해 아티스트를 발굴하면서 농문화 예술 콘텐츠를 만들고 무대도 만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3명으로 시작한 농인 아티스트는 70명으로 늘었고, 이들의 공연을 찾은 누적 관람객은 300만명에 이른다. 농문화 예술 콘텐츠도 140개나 제작했다. 정 대표는 "처음엔 뮤지컬 하나 만드는데 1년이 걸렸는데,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3~4개월로 제작 기간을 단축했다"고 말했다.
핸드스피크는 국제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2021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농인축제 ‘끌랑더이(Clin d’Oeil)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아 무대를 올렸고, 주최측은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올바르고 선하게 사용한다면 세상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기술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에 하지 못했던 것을 가능하게 한다면 세상은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재현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AI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했다.
모두의연구소는 개발자나 기획자, 디자이너 등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연구 커뮤니티다. 김 대표는 '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가볍게 시작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개발자와 비전문가들이 집단 지성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카카오임팩트와 함께 '테크포임팩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비영리조직이나 사회적기업이 기술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테크포임팩트로 제주도에서는 드론과 AI 기술을 활용해 돌고래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유기견 관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AI 챗봇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올 하반기에만 9명의 펠로우 조직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소가 마련될 예정"이라고 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이현희 포인핸드 대표는 10년 넘게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소 유기동물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입양자와 보호소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매년 1만마리 넘는 유기동물이 가족을 찾는다.
이환희 대표는 '사지 않고 입양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소셜 미션으로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보호소 동물들을 소개하고, 입양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기동물을 입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해 건강한 입양 문화를 확산하는 일도 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 마포구에 입양문화센터를 개관했다. 이환희 대표는 "팬들의 지지와 기부로 마련된 공간"이라고 했다. 사회적기업인 포인핸드는 직접 기부금을 받을 수 없지만, 카카오의 기부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유기동물 입양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를 열어 기부자들을 연결할 수 있었다. 또 정기기부를 할 수 있는 '매달기부' 모금함을 개설했을 땐 일주일 만에 기부자 10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환희 대표는 "하나의 생명인 반려동물이 물건처럼 거래되지 않고 올바른 방식으로 입양되고, 입양된 후에는 가족처럼 생활하는 미래를 꿈꾼다"고 말했다.(끝)